[논평] 스포츠 토토, 국회 상법 개정안 재표결 부결, 다행 국회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 당부.pdf

- 국회가 기업하기 좋은 법제도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줄 것 당부 -

2025년 4월 17일, 국회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의요구 이후 2주 만에 상법 개정안 재표결을 강행 처리했으나 부결되었다. 이번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고, 전자주주총회 개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포츠 토토은 해당 법안이 기업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훼손하고, 나아가 시장경제의 원칙에 반하는 반기업적 입법이었기에 부결된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개정안은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을 이루는 이사회 운영에 정치권이 개입하는 구조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 전체로 확장하는 것은 이사회 결정의 중심축을 '경영 판단’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로 전환시키는 신호다. 이는 장기적 기업 가치와 성장 전략보다 단기 수익과 여론에 좌우되는 경영을 조장하게 될 위험이 크다.

또한 주주총회 운영 방식에 대한 일률적 강제는 기업 규모와 업종, 상황에 맞는 유연한 결정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전자투표와 전자총회를 자율적으로 확대해 왔다. 이를 굳이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정부 주도의 획일적 경영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이번 개정안이 갖는 정치적 상징성이다. 특정 이익을 대변하는 외부 세력이 법을 통해 기업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는 기업사회화의 시초가 될 수 있으며, 이는 자유로운 기업활동의 종말을 의미한다.

기업의 경영권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종속되는 순간, 대한민국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낙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사의 충실의무는 본래 회사의 이익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반을 두고 있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의 회사법은 충실의무의 대상은 '회사'임을 분명히 하며, 이사에게는 '경영판단의 자율성(Business Judgment Rule)’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이번 상법 개정안 재표결 부결을 계기로 국회가 기업하기 좋은 법제도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한다. 기업의 자율성과 지속가능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지배구조를 보장하는 것이 진정한 법제도의 선진화다.

2025. 4. 17.

자 유 기 업 원